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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현재 역점을 두고 있는 북한지역 개별관광이 성사되려면 북한과의 협의는 필수다. 자연 북한의 호응 여부가 관건이다. 김계관 북 외무성 고문의 담화가 대남불신을 드러내긴 했지만, 이는 문재인 정부의 북·미관계 중재 역할 비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북한은 문 대통령의 신년사와 기자회견에서 나온 남북관계 복원의지에 화답해야 한다. 개별관광 협의를 위해 남북이 조속히 만나기를 희망한다.


한진그룹 일가는 각종 갑질로 눈총을 받아왔다. 장녀 조 전 부사장은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구속된 바 있다. 둘째 딸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물컵 갑질’, 이 고문도 ‘패대기 갑질’로 언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조 회장도 예외는 아니다. 인하대 부정입학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제적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는 강경 일변도로 흐르지는 않았다. 북한의 도발 움직임을 경고하는 안보리 성명도 채택되지 않았고, 미국은 대북 협상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거론하면서 “그 합의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병행적이고 동시적으로 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가 접근하는 방식에서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무력시위에 나설 경우 “안보리는 응분의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경고를 빼놓지 않았지만 발언의 무게는 ‘유연성’에 실린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사내 하청노동자가 많은 공공발주 건설현장 115곳에 대한 안전점검을 한 결과 77곳에서 268건의 위반사례가 적발됐다고 1일 밝혔다. 정부 불시 안전점검은 이들 공공발주 사업장과 노동자 100인 이상 민간사업장 284곳 등 총 399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353곳에서 1484건의 위반사례가 적발돼 사용중지·시정 명령과 함께 과태료가 부과됐다. 하청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안전조치 이행 점검이 목적이었는데 이를 제대로 지킨 사업장이 10곳 중 1곳에 불과했다. 문제는 공공발주 건설현장 10곳 중 7곳 이상이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이다. 한국은 사고로 숨지는 노동자가 한 해 1000명 정도다. 상당수는 사업장 안전대책 부실이 원인이다. 그런데 정부와 지자체 등도 ‘노동자 일터 안전’에 눈감기는 마찬가지였다니 기가 찬다.


한국당이 선거법·공수처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활용하겠다는 것은 뭐라 할 게 못된다. 그건 국회법에 보장된 합법적 수단이고 자유다. 여당도 그것까지 막겠다고 하면 지나치다. 민주당도 2016년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9일 동안 필리버스터를 한 전례가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이번 한국당의 행태는 국회의원의 의무인 입법활동을 스스로 방해했다는 점에서 어떤 변명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관건은 ‘어떻게’이다. 권력기관마다 개혁 목표를 분명히 하고, 법적·제도적 보완 작업은 촘촘해져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열흘 전 정 총리에게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한 것도 그 맥락일 게다. 당장 오는 7월 출범하는 공수처는 정치적 외풍으로부터의 중립성과 신뢰를 높이는 게 급선무다. 공수처장 추천에 야당 몫을 두고 청와대의 수사개입 방지 조항을 뒀지만, 권력 입김을 막는 후속작업은 많아질수록 좋다. 고위공직자 수사 정보를 인계받고, 판검사와 고위경찰은 기소할 수 있는 막강한 검찰 견제기구가 ‘또 하나의 공룡’이 되는 건 막아야 할 터다. 왜 ‘정권에 매력 없는’ 공수처를 주문하는 소리가 나오는지 곱씹을 때다. 정 총리가 후속조치 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을 여전히 검찰로 매김했다. 직접 수사부서를 줄여 민생 수사를 늘리고 민주적 통제를 높이되, ‘거악 척결’ 의지와 수사역량이 약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66년 만에 1차 수사 종결권을 다시 쥔 경찰은 자치경찰을 나눠 조직 과대화를 막고, 수사 역량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 2018년 공무원 범죄자 중 절반이 경찰이다. 낮은 인권·윤리 의식과 해이한 공직기강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권한이 커지면 책임 또한 커진다. 그런데 경찰이 검찰과 대등한 권한을 행사할 만큼 건강한지, 역량은 있는지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버닝썬 사건에서 보듯, 경찰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닐 만큼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2018년 공무원 범죄자 3356명 중 절반 가까이가 경찰 공무원이었다. 직권남용·유기가 358건이나 됐고, 강제추행·강간 등 사설검증 강력범죄 또한 적지 않았다. 검찰 못지않은 독재·군사정권의 앞잡이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탄압하던 경찰의 모습도 그리 먼 과거의 일이 아니다. 이는 낮은 윤리의식과 해이한 공직기강의 결과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영장 및 수사심사관제, 사건심사위원회 정착, 수사단계 변호인 참여 확대 등을 통해 경찰 수사의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16일 외신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의 남북협력 추진 구상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 파문을 빚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정부가 추진 중인 북한 개별관광에 대해 “제재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다루는 것이 낫다”고 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그는 대북 제재하에서도 관광은 허용되지만, 방북 관광객이 반입하는 짐에 포함된 물건 일부가 제재에 어긋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방북루트에 대해서도 “관광객들이 DMZ(비무장지대)를 지날 것인가. 이는 유엔군 사령부와 관련이 있다. 어떻게 돌아올 것이냐”라고 했다고도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 언급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주재국의 주권 침해로까지 해석될 수 있는 해리스 대사 발언에 강한 경고를 보낸 것이다.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로 심재철 의원이 9일 선출됐다. 그는 당선 직후 문희상 국회의장, 여야 3당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비쟁점 민생법안을 10일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간 이견이 큰 선거법과 검찰개혁 등 패스트트랙 법안은 정기국회 내 상정을 보류했다. 한국당이 지난달 말 무더기 신청했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는 의원총회 동의를 거쳐 철회키로했다. 원내대표가 교체되자마자 꽉 막힌 정국에 물꼬가 트인 것이다. 의총에서 예산안 합의 결과를 보고 최종 결정키로 했다고 하지만, 이만큼 진전된 것만도 반가운 소식이다.


그간 심 원내대표는 당내 비주류이지만 각종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서온 대표적 매파로 꼽혔다. 그래서 대여 협상에서도 강경 노선을 지속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협상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며 “협상을 하게 되면 이기는 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게 정도(正道)다.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은 대화와 타협이다. 이렇게 협상 의지만 있다면 패스트트랙 법안도 얼마든지 더 논의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더 두고 봐야겠지만, 이번 합의를 계기로 시민을 위한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복원되기를 기대한다.


지난 8월 대법원은 외주용역업체 소속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1, 2심을 확정하며 도로공사 직원임을 확인시킨 바 있다. 대법원의 판결대로 도로공사가 모든 톨게이트 수납원들을 직접고용했으면 일찌감치 끝날 문제였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거나 1심에서 승소한 해고된 수납원만을 직접고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노사 갈등을 불렀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 판결의 정당성을 확인하면서 도로공사에 수납원들의 직접고용을 재차 촉구한 것이다. 도공은 법원의 잇단 판결을 존중해 톨게이트 수납원의 직접고용을 시행해야 한다.


이처럼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은 복지 사각이 여전히 넓고 사회안전망은 성기고 부실한 탓이 크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당시 이들은 가스·전기요금을 꼬박꼬박 납부한 터라 체납 내역으로 도움이 필요한 가구를 찾는 손길이 미치지 않았다. 남에게 어려움을 말하지 못하는 ‘성실하고 소극적인 위기 가족들’은 법으로 정한 복지 테두리 밖에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기 가정, 위기가 예상되는 가정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지원과 복지 대책이 필요하다.


김 위원장은 내년 1월1일 발표할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미리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대미 강경 노선과 자위적 국방력 강화, 자력갱생 경제발전 전략 등이 거론된다. 전원회의에서 ‘전략적 지위’라는 표현이 나온 것으로 미뤄 핵보유국 지위 강화를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어떤 것이 됐건 한반도 긴장지수를 끌어올리는 방향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상·하위 10% 임금격차는 4.3배(2018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에 이어 두번째다. 세계적인 경제석학들은 한국의 노동시장 양극화가 정치, 사회 신뢰를 해쳐 경제활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심상정 대표는 법안 발의 당시 “20대 국회 첫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3당 대표 모두가 불평등 해소를 제1과제로 꼽았다”며 “그럼에도 실천은 언제나 말에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이제는 실천할 때가 되었다.


피해 양육자의 소송·추심을 도와주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이 2015년 출범했다. 경제적 능력이 있어도 나 몰라라 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정부서비스 후에도 양육비지급이행률은 30%대에 머물고 있다. 2015~2018년 소송으로 양육비 지급 명령이 떨어진 1만414건 중 받아낸 것은 3297건(31.7%)에 그쳤다. 여성가족부 한부모가정 조사에서도 73.1%는 양육비를 한번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세 통계는 미혼모·싱글맘 3명 중 2명이 합의이행을 요구하거나 재판을 거쳐도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동인권단체들은 양육비 미지급으로 고통받는 아동이 100만명을 넘었다고 추산한다.


이런 점에서 ㄱ씨 사망사건은 어느 때보다 한 점 의혹도 없도록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국민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절차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수사 결론에 대해서도 이견이나 논란이 없을 터이다. ㄱ씨 사망 원인 수사를 검찰이 전담하는 방안은 재고되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특별수사팀을 구성·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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